한 달 동안 빚과 회생에 대해 여러 글을 썼습니다. 돌아보니 결국 같은 말을 다르게 해온 것 같습니다. 받아들이고 나서야 다시 짤 수 있다는 것. 7월을 닫으며 남기는 이야기입니다.
한 달 동안 여러 편의 글을 썼습니다. 어떤 날은 카드값과 세금 이야기를 했고, 어떤 날은 회생과 파산의 차이를 짚었고, 어떤 날은 상담실에 처음 오는 분들의 첫마디를 옮겼습니다.
주제는 매번 달랐습니다. 그런데 한 달을 돌아보니, 결국 같은 말을 조금씩 다르게 해온 것 같습니다.
저는 부산에서 도산 사건을 맡아온 도산 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장지호입니다.

그 하나의 말이 무엇이었는지,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빚에 눌린 분들을 만나면, 대부분 지금 상황을 부정하는 데서 시작하십니다. 이럴 리가 없다고, 조금만 더 버티면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고. 그 마음은 당연합니다. 인정하는 순간 무너질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제가 지켜본 바로는, 회복은 그 반대편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이게 지금 내 자리구나” 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시작됩니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포기가 아닙니다. 정확한 위치를 아는 일에 가깝습니다. 지도를 볼 때, 목적지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이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인 것처럼요.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어디로 갈지 정할 수 있습니다.

빚도 그렇습니다. 얼마인지, 어디서부터 어긋났는지, 지금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어려운지. 이걸 정확히 받아들이고 나면, 그제야 다시 짤 수 있습니다. 막연한 채로는 계획도 막연합니다.
한 달 동안 제가 다른 주제로 계속 해온 말이 결국 이것이었습니다. 받아들이는 게 먼저다. 받아들이고 나서야, 다시 짤 수 있다.
돌아보면 매주 다른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자영업자의 통장, 카드값이 겹치는 달, 회생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상담실에 처음 앉은 분의 첫마디. 소재는 다 달랐지만, 쓰는 동안 제 안에서는 늘 같은 문장이 돌고 있었습니다. 먼저 있는 그대로 보자는 것. 거기서부터 시작하자는 것.
자영업 현금흐름 이야기를 할 때도, 회생 절차를 설명할 때도, 재기의 첫 걸음을 이야기할 때도, 밑에 깔린 태도는 같았습니다. 상황을 미화하지도, 과장해서 겁주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보자는 것.
그게 제가 이 일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저는 안 될 것을 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될 것을 안 된다고 접게 두지도 않습니다. 지금 있는 그대로를 보고, 거기서 갈 수 있는 길을 함께 찾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7월의 글들을 여기서 한 번 닫습니다. 읽어주신 분들 중 누군가는 자기 상황을 조금 더 정확히 보게 되셨기를 바랍니다. 그거면 이 글들은 제 몫을 한 것입니다.
다음 달에도 계속 쓰겠습니다. 아마 또 다른 주제로, 결국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입니다. 받아들이고 나서야 다시 짤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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