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을 알아보면서도 가족에게는 아직 말하지 못한 분이 많습니다. 상담은 가족에게 다 말한 뒤에 오는 자리가 아닙니다. 말하지 못한 상태로 와도 되고, 언제 어떻게 말할지도 함께 정하면 됩니다.
상담을 예약해두고 그 전날 잠이 잘 오지 않았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절차가 무서워서가 아닙니다. 내일 상담을 다녀오면, 그다음에는 집에서 이야기를 꺼내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빚 이야기보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시작할지가 더 무겁습니다. 그래서 상담 자체를 계속 미루기도 합니다.
저는 부산에서 도산 사건을 맡아온 도산 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장지호입니다.
상담 전날, 잠이 잘 오지 않는 이유
배우자에게, 부모님에게, 다 큰 자식에게. 어느 쪽이든 첫 문장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말하고 나면 그 사람 얼굴이 어떻게 변할지가 먼저 그려집니다.
그래서 “정리가 다 되면 그때 말하자”고 미루게 됩니다. 그런데 정리가 다 되는 날은 좀처럼 오지 않습니다.

말을 못 꺼내는 건 숨기려는 게 아닙니다
이 상태를 두고 스스로를 비겁하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가족을 속이고 있는 것 같다고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 그 침묵은 대개 다른 이유에서 나옵니다. 걱정을 나눠 지우고 싶지 않아서,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최소한 방향이라도 잡은 뒤에 말하고 싶어서입니다. 감당해보려는 사람이 하는 침묵입니다.
다만 그 침묵이 길어지면 혼자 안고 있는 무게가 늘어납니다. 그래서 어느 시점에는 도움을 받는 편이 낫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도움을 받기 위해 가족에게 먼저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담은 말한 뒤에 오는 자리가 아닙니다
많은 분이 순서를 반대로 생각하십니다. 가족에게 다 털어놓고, 동의를 받고, 그다음에 변호사를 찾아가야 한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상담은 가족에게 말하기 전에 와도 되는 자리입니다. 오히려 그 편이 나은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상황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방향이 가능한지를 먼저 알고 나면, 가족에게 할 말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빚이 얼만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것과, “이런 상황이고 이런 방법이 있다더라”라고 말하는 것은 듣는 사람 입장에서도 다릅니다. 앞의 말은 걱정만 남기고, 뒤의 말은 방향을 같이 볼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상담에서 나눈 이야기를 저희가 가족에게 먼저 알리지 않습니다. 개인회생 절차 자체도 가족에게 통보되지 않습니다.

언제 어떻게 말할지도 같이 정합니다
상담에서 다루는 것이 절차와 서류만은 아닙니다. 언제쯤 가족에게 말하는 것이 좋을지, 무엇부터 말하면 될지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절차상 가족에게 협조를 구해야 하는 시점이 있는 경우도 있고, 끝까지 본인 선에서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지금 내 경우는 어떤지를 알고 나면 말할 시점을 정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말할지 말지를 제가 정해드리지는 않습니다. 그건 각자의 관계 안에서 정할 일입니다. 다만 판단에 필요한 정보는 드릴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막상 말하고 나서 후회했다는 분은 생각보다 적었습니다. 상대의 반응이 예상과 달랐다는 이야기를 더 자주 듣습니다. 화를 낼 줄 알았는데 왜 진작 말 안 했느냐고 했다거나, 실망할 줄 알았는데 같이 계산기를 두드렸다거나요. 물론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말하기 전에 상상한 최악은, 대개 실제보다 큽니다.
다만 미리 확인해두면 좋은 것
한 가지는 미리 짚어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내 빚에 보증을 섰거나, 함께 명의가 걸려 있는 채무가 있는지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그분에게도 영향이 갈 수 있어, 결국 알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리 겁먹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사정이 있다면 상담에서 먼저 말씀해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알고 준비하는 것과 모르고 진행하다 마주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에게 말하지 않은 상태로 상담받아도 되나요? 됩니다. 상담은 가족에게 말한 뒤에 오는 자리가 아닙니다. 상황을 먼저 확인하고, 말할 시점은 그다음에 정해도 됩니다.
Q. 상담 내용이 가족에게 전달되나요? 전달하지 않습니다. 개인회생 절차 자체도 가족에게 통보되지 않습니다.
Q. 가족이 보증을 선 빚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보증인에게 영향이 갈 수 있어 결국 알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사정이 있다면 상담에서 먼저 말씀해 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Q. 언제 가족에게 말하는 게 좋을까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절차상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지금 내 경우를 확인한 뒤 정하시면 됩니다.
마무리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는 것이 상담을 미룰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순서가 반대일 때가 많습니다. 먼저 상황을 알고 나면, 집에서 꺼낼 첫 문장도 달라집니다. 지금 상황을 한두 줄만 남겨 주셔도 됩니다.
혼자 정리가 어렵다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상황을 한두 줄만 남겨 주시면, 어떤 방향이 가능한지부터 함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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