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알아보기 시작하면, 곧 벽에 부딪힙니다. 개인회생을 알아봐야 하는지, 개인파산을 알아봐야 하는지부터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둘 다 검색해봐도 말이 어렵고, 어느 쪽이 나은 건지 감이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둘이 무엇으로 갈리는지 정리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느 쪽이 낫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내 상황이 어느 쪽에 해당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저는 부산에서 도산 사건을 맡아온 도산 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장지호입니다.

첫 갈림, 앞으로 갚을 여지가 있는가

둘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은 하나입니다. 앞으로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나갈 여지가 있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여지는 대개 소득에서 나옵니다.

개인회생은 일정한 소득이 있는 사람이 하는 절차입니다. 빚을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한 뒤, 3년 동안 나눠 갚고 남은 빚을 면책받습니다. 갚을 소득이 있다는 것이 전제입니다.

개인파산은 반대입니다. 소득이 없거나, 있어도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빠듯해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상태일 때 하는 절차입니다. 가진 재산을 정리해 나눈 뒤, 남은 빚을 면책받습니다.

그래서 첫 질문은 이것입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 생계를 유지하고도 빚을 조금씩 갚아나갈 여력이 있는가. 있으면 회생 쪽을, 없으면 파산 쪽을 먼저 보게 됩니다.


개인회생이 맞는 경우

직장이 있거나 사업으로 꾸준한 소득이 있는 경우입니다. 매달 정해진 돈이 들어오고, 그중 생계비를 쓰고도 얼마간 남길 수 있다면, 그 남는 돈으로 빚을 나눠 갚는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한도도 있습니다. 무담보 빚이 10억 원, 담보를 포함해 15억 원까지가 개인회생 대상입니다. 이 범위 안에서 소득이 있으면 회생을 검토합니다. 회생은 재산을 처분하지 않고 유지하면서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개인파산이 맞는 경우

소득이 끊겼거나, 있어도 최저 생계비 수준에 미치지 못해 빚을 갚아나갈 수 없는 경우입니다. 이럴 때는 억지로 갚는 계획을 세우기보다, 파산으로 정리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개인파산은 빚의 액수에 상한이 없습니다. 회생과 달리 몇억이든 몇십억이든, 갚을 수 없는 상태만 인정되면 면책이 가능합니다. 다만 여기서 파산을 실패로 여기실 필요는 없습니다. 파산은 갚을 수 없는 빚을 법의 절차 안에서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쪽이 재기의 길입니다.

둘 다 알아둘 것

어느 쪽이든 공통으로 알아두실 것이 있습니다.

먼저 세금이나 벌금 같은 것은 회생으로도 파산으로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건 면책 대상이 아니라 따로 갚아야 합니다. 그리고 빚이 생긴 원인도 봅니다. 주식이나 코인, 도박처럼 사행성으로 진 빚은 파산에서 면책이 안 될 수 있습니다. 파산 선고를 받아도 그 부분은 남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가지 더, 어느 쪽이 나에게 맞는지는 소득과 재산, 빚의 규모와 원인을 함께 봐야 정해집니다. 소득이 애매하게 있는 경우나, 회생과 파산의 경계에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개별적인 판단은 상황을 놓고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어느 쪽이라고 단정해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은 무엇으로 갈리나요? 앞으로 빚을 갚아나갈 여지, 주로 소득이 있는지로 갈립니다. 소득이 있으면 회생, 소득이 없거나 최저 생계비에 못 미치면 파산 쪽을 봅니다.

Q. 소득이 있으면 무조건 회생인가요? 대체로 그렇지만, 소득 수준과 빚 규모에 따라 다릅니다. 소득이 생계비에도 못 미치면 파산을 볼 수 있습니다. 경계에 있는 경우는 개별 판단이 필요합니다.

Q. 파산하면 모든 빚이 없어지나요? 대부분 면책되지만, 세금·벌금은 면책되지 않습니다. 주식·코인·도박 같은 사행성 채무는 면책이 안 될 수 있습니다.

Q. 빚이 아주 많아도 파산이 되나요? 됩니다. 개인파산은 채무 상한이 없습니다. 갚을 수 없는 상태가 인정되면 액수와 무관하게 면책이 가능합니다. 반면 개인회생은 한도가 있습니다.

마무리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은 어느 쪽이 낫고 못한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갚을 여지가 있으면 회생으로, 그럴 수 없으면 파산으로 갈리는 것뿐입니다. 상황이 두 길을 갈라놓는 것이지, 사람을 갈라놓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둘 중 뭘 알아봐야 할지 몰라 멈춰 계셨다면, 먼저 물어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지금 내게 갚아나갈 여지가 있는가. 그 답에서 길이 갈립니다. 어느 길이든, 그 끝은 같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혼자 판단이 어렵다면 지금 소득이 어떤지, 빚이 얼마나 되는지 한두 줄만 남겨 주셔도 됩니다. 어느 쪽을 봐야 하는지부터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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