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오시는 분들 상당수가 본인 빚이 정확히 얼만지 모르고 옵니다. 몰라도 괜찮습니다. 왜 자기 빚을 모르게 되는지, 몰라도 상담이 되는 이유, 그래도 미리 확인해두면 좋은 것을 정리했습니다.
처음 오는 분들, 대부분 본인 빚을 모릅니다
상담을 오래 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 상당수가 본인 빚이 정확히 얼만지 모르고 온다는 점입니다. 카드가 몇 장인지, 대출이 어디에 얼마나 남았는지, 연체가 며칠째인지를 대략만 알고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이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왜 자기 빚을 모르게 될까
숫자를 확인하는 순간 뭔가 해야 할 것 같은데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알면, 사람은 그 숫자를 안 보게 됩니다. 고지서를 뜯지 않고 쌓아두고, 앱 알림을 꺼두고, 통장을 열지 않습니다. 모르면 잠깐은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으니까요. 게을러서가 아니라 감당해보려는 사람이 하는 행동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정작 본인도 전체 규모를 놓치게 됩니다.
몰라도 상담이 되는 이유
정리된 상태로 와야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미루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상담은 정리된 사람만 받는 자리가 아닙니다. 정리되지 않은 상황을 함께 분류하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흩어진 채무를 같이 모아보고, 어디서 막혔는지부터 확인하면 됩니다. 다 알고 오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모르는 채로 와서 같이 정리하는 편이 정확할 때도 많습니다.

몰라도 되지만, 방치는 다릅니다
몰라도 상담은 됩니다. 다만 모르는 채로 시간만 흐르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연체는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날짜가 쌓일수록 단계가 올라갑니다. 지연손해금이 더해지고, 어느 시점부터는 채권이 추심 전문 회사로 넘어가 독촉의 성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 파악한 뒤에 움직이겠다며 미루는 사이, 규모가 조용히 커지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정확히 몰라도 괜찮으니, 대략의 상태만이라도 한 번 확인해두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아는 것이 무서워 미뤄온 일일수록, 확인하고 나면 생각보다 다룰 만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미리 확인해두면 좋은 것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손이 닿는 만큼만 확인해두면 상담이 한결 수월해집니다.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채무는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인 명의의 대출과 카드 사용 내역이 모이므로, 규모를 파악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여기에 연체가 며칠째인지, 매달 들어오는 소득이 얼마인지를 대략 적어두면 세 가지 기본 자료가 갖춰집니다. 이 세 가지만 있어도 어떤 방향이 가능한지 가늠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부담이라면 그냥 오셔도 됩니다. 확인이 어려운 부분은 같이 조회하고 정리하면 됩니다.

상담에서는 이렇게 같이 봅니다
막상 상담에서 하는 일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흩어진 채무를 한자리에 모아 규모를 확인하고, 연체가 어느 단계인지 짚고, 매달 갚아나갈 여력이 되는지를 봅니다. 그다음에야 개인회생이 맞는지, 다른 방향이 나은지를 이야기합니다. 이 순서를 밟다 보면, 혼자서는 막막하던 것이 몇 개의 항목으로 정리됩니다. 그 자리에서 결정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방향이 가능한지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그날의 몫은 충분합니다. 결정은 그다음에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빚이 얼만지 정말 몰라도 상담이 되나요?
됩니다. 정확한 액수보다 지금 어디서 막혔는지를 먼저 봅니다. 액수는 함께 조회하며 채워가면 됩니다.
Q. 가족도 모르는 빚이 있는데 괜찮을까요?
상담에서 나눈 이야기를 가족에게 먼저 알리지 않습니다. 본인이 준비될 때까지 속도는 맞춰서 봅니다.
Q. 오래돼서 잊고 있던 빚도 상담에서 다뤄지나요?
네. 오래된 채무일수록 지연손해금이나 추심 상황이 복잡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함께 상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빚이 얼만지 몰라 상담을 미루고 있다면, 그 이유만으로 미루지 않으셔도 됩니다. 모르는 채로 와서 같이 규모부터 확인하면 됩니다. 다 알고 와야 한다는 부담이 오히려 시간을 늦춥니다.
혼자 정리가 어렵다면
처음부터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상황을 한두 줄만 남겨 주시면, 어떤 방향이 가능한지부터 함께 봅니다.
장지호 변호사(필명 장태풍) · 도산 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등록) · 법무법인 장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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